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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니 홉킨스가 주연한 "더 파더"는 치매를 앓고 있는 한 노인이 느끼는 혼란을 그린 작품이다.
이 노인은 딸의 얼굴도 헷갈려할 정도로 중증이다.
참고로 딸은 올리비아 콜맨이라는 배우가 주연했는데, "더 페이버릿"에서 여왕을 연기했던 배우다.
줄거리를 요약하기가 참 애매한데, 치매 노인의 관점에서 왜곡되는 기억을 계속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렇게 시작한다.
딸이 아버지의 집을 찾아와서, 새로운 간병인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딸은 새로 만난 남자와 파리에서 살아갈 예정이라고 하고, 예전에 헤어진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갑자기 집에 왠 남자가 소파에 앉아 있다.
노인은 이 남자를 딸의 헤어진 남자친구라고 생각한다.
딸이 장을 봐서 집에 들어온다. 그런데, 딸이 자신이 알고 있던 얼굴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된다.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다.
마지막에 노인은 자신이 요양원이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혼란스러움에 아이처럼 눈물을 흘린다.
한 영화 유튜버가 이 영화를 두고, 굉장한 스릴러 영화라고 평했던 걸 본 적이 있는데, 동의한다.
도대체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엇이 진실인지는 이 영화에서 큰 의미가 없다.
누군가가 진실을 고의로 숨기면서, 사실을 왜곡하려는 의도가 없기 때문이다.
치매라는 질병으로 기억이 왜곡되는 것일 뿐이다.
가족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치매는 정말 가혹한 질병일 것 같다.
보통의 질병은 환자의 생명을 깎아 먹는다.
그런데, 치매는 환자의 생명을 깎아 먹지 않는다.
가족들은 끝없이 환자를 돌봐야 한다. 당연히 지칠 수 밖에 없다.
내 가족이 치매에 걸린다면 또는 내가 치매에 걸린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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